대출을 알아보거나 신용카드를 새로 만들 때, 우리는 습관적으로 토스나 카카오뱅크, 네이버페이 등을 켜서 신용점수를 조회해 봅니다. 그런데 여기서 아주 당황스러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분명 A 앱에서는 내 점수가 900점 우량 등급이라고 떴는데, 은행 앱이나 다른 플랫폼에서는 850점이라고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같은 사람인데 점수가 50점이나 차이가 나는 거죠.
이건 오류가 아닙니다. 우리나라 신용 평가 체계가 두 개의 큰 축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NICE평가정보와 KCB(올크레딧)입니다. 오늘은 이 두 회사가 나를 어떻게 다르게 평가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야 양쪽 점수를 모두 똑똑하게 올릴 수 있는지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점수가 다른 진짜 이유: 보는 눈이 다르다
두 회사 모두 개인의 신용을 평가하지만,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 즉 가중치가 다릅니다. 쉽게 말해 성격이 다른 두 명의 심사관이라고 보면 됩니다.
먼저 NICE평가정보는 보수적이고 과거를 중시합니다. 이곳은 과거의 상환 이력을 가장 중요하게 봅니다. 대출이 좀 있더라도 연체 없이 오랫동안 꼬박꼬박 잘 갚아왔다면 점수를 높게 줍니다. 그래서 신용 생활을 오래 한 중장년층이 점수가 잘 나오는 편이고, 보수적인 은행권에서 대출 심사를 할 때 많이 참고하는 지표이기도 합니다.
반면 KCB(올크레딧)는 현재의 패턴을 중시합니다. 토스나 카카오페이 같은 핀테크 앱에서 주로 보여주는 점수가 바로 이 KCB 기준입니다. 이곳은 신용카드 이용 형태에 아주 민감합니다. 적절한 금액을 일시불로 꾸준히 쓰고 있는지를 봅니다. 그래서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를 쓰면 NICE보다 점수가 더 가파르게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2. 데이터로 입증된 점수 올리기 전략
신용점수는 한 번 떨어지면 회복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립니다. 하지만 평가 알고리즘이 좋아하는 행동 패턴을 입력해주면 생각보다 빠르게 점수를 올릴 수도 있습니다.
첫째, 신용카드 한도는 꽉 채워 쓰지 마세요. 신용카드를 아예 안 쓰는 것보다 쓰는 게 점수에는 유리합니다. 하지만 한도 소진율이 중요합니다. 만약 한도가 1,000만 원인데 매달 900만 원을 쓴다면, 평가 모델은 이를 재정적 여유가 없는 상태로 해석합니다. 한도의 30%에서 50% 정도를 여유 있게 사용하는 것이 데이터상 가장 이상적인 패턴입니다.
둘째, 안 쓰는 마이너스 통장은 정리하세요. 마이너스 통장은 내가 돈을 꺼내 쓰지 않아도 전산상으로는 언제든 빚을 질 수 있는 상태로 인식됩니다. 즉, 한도만큼 대출을 이미 보유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만약 개설만 해두고 쓰지 않는 통장이 있다면 과감히 없애는 게 부채 비율 관리에 유리합니다.
셋째, 사회 초년생이라면 비금융 정보를 활용하세요. 아직 금융 거래 이력이 부족해서 점수가 낮은 경우라면 이게 직방입니다. 통신비,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등을 성실하게 납부한 내역을 신용평가사에 제출하는 겁니다. 요즘은 앱에서 버튼 한 번이면 제출되는데, 제출 즉시 몇 점이라도 오르는 걸 눈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3.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
평가 알고리즘이 가장 싫어하는 건 돈이 말랐다는 신호입니다.
대표적인 게 현금서비스(단기카드대출)입니다. “이번 달만 잠깐 쓰고 월급 들어오면 갚아야지”라고 가볍게 생각하기 쉽지만, 평가사는 이를 현재 현금 흐름에 문제가 생겨 고금리 급전을 쓴 것으로 해석합니다. 점수 하락의 직격탄이 될 수 있으니 정말 급한 게 아니라면 피하는 게 좋습니다.
리볼빙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결제 대금을 다음 달로 미루는 행위가 반복되면 상환 능력에 대한 의심을 사게 됩니다.
마치며: 신용점수는 곧 현금이다
1점 차이가 별거 아닌 것 같지만, 대출 금리 0.1%의 차이를 만듭니다. 이게 전세 자금이나 주택 담보 대출처럼 억 단위가 되면 1년에 수십만 원, 만기까지 수백만 원의 이자 차이로 돌아옵니다.
막연히 갚으면 오르겠지라고 생각하기보다, 내 점수가 왜 이렇게 나왔는지 한번 들여다보세요. NICE와 KCB의 차이만 알아도 내 돈을 지키는 힘이 생깁니다.
[면책 공고] 본 콘텐츠는 일반적인 신용 평가 기준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며, 개인의 구체적인 금융 거래 상황에 따라 실제 평가 결과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대출 실행이나 신용카드 발급 등 중요한 금융 의사결정 전에는 반드시 해당 금융기관의 심사 기준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