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정산을 준비하다 보면 “세금을 줄이려면 연금저축이나 IRP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듣게 됩니다. 실제로 이 두 상품은 직장인이 합법적으로 세금을 가장 많이 돌려받을 수 있는 강력한 ‘세테크’ 수단입니다.
하지만 이름도 비슷하고 구조도 복잡해 무엇을 먼저 가입해야 할지, 매월 얼마를 넣어야 할지 망설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은 연말정산의 필수 아이템인 연금저축과 IRP의 차이점을 명확히 비교하고, 내 월급 사정에 맞는 가장 효율적인 납입 전략을 정리해 드립니다.
1. 왜 연금계좌가 필수인가? (강력한 세액공제 혜택)
정부는 국민들이 스스로 노후를 준비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연금 계좌에 돈을 넣으면 파격적인 세금 혜택을 제공합니다. 소득공제가 아닌 ‘세액공제’ 방식이라 체감 효과가 매우 큽니다.
- 공제 한도: 연간 최대 900만 원 (연금저축 + IRP 합산)
- 세액 공제율 및 최대 환급액:
- 총급여 5,500만 원 이하: 16.5% 적용 (최대 148만 5천 원 환급)
- 총급여 5,500만 원 초과: 13.2% 적용 (최대 118만 8천 원 환급)
1년에 900만 원을 저축했을 뿐인데 연말정산 때 약 148만 원을 현금으로 돌려받는다는 것은, 단순 수익률로 따져도 16.5%의 확정 수익을 얻는 것과 같습니다. 이것이 연금 계좌를 ‘재테크 필수품’이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2. 연금저축 vs IRP, 무엇이 다른가?
두 상품 모두 ‘연금’을 위한 계좌이지만 가입 대상과 운용 방식에 결정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1) 연금저축 (연금저축펀드)
- 가입 대상: 제한 없음 (누구나 가입 가능, 주부나 미성년자도 가능)
- 투자 자산: 펀드 및 ETF(상장지수펀드) 등에 투자 가능
- 위험 자산 한도: 100% (주식형 자산에 전액 투자 가능하여 공격적 운용 용이)
- 특징: 증권사에서 비대면으로 쉽게 개설 가능하며, 중도 인출이 IRP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편입니다.
2) IRP (개인형 퇴직연금)
- 가입 대상: 소득이 있는 취업자 (직장인, 자영업자, 공무원 등)
- 투자 자산: 펀드, ETF 외에 예금, 저축은행 예금, ELB 등 원금 보장형 상품도 투자 가능
- 위험 자산 한도: 70% (법적으로 반드시 30%는 안전 자산에 투자해야 함)
- 특징: 퇴직금을 수령하는 계좌로도 쓰이며, 일부 금융사는 계좌 관리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최근 다이렉트 개설 시 면제 추세).
3. 가장 효율적인 납입 순서와 공식
세액공제 한도는 두 계좌를 합쳐서 연간 900만 원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순서로 채우는 것이 좋을까요? 일반적으로 추천하는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단계: 연금저축에 먼저 600만 원 납입 연금저축은 IRP보다 운용의 제약이 적습니다. 위험 자산에 100% 투자할 수 있고, 수수료가 없으며, 부득이한 사유로 자금이 필요할 때 세액공제 받지 않은 원금에 한해 중도 인출이 비교적 쉽습니다. 따라서 연금저축의 세액공제 한도인 600만 원을 먼저 채우는 것을 추천합니다.
2단계: 나머지 300만 원은 IRP에 납입 연금저축만으로는 900만 원 한도를 다 채울 수 없습니다. (연금저축 단독 한도는 600만 원). 따라서 나머지 300만 원은 IRP 계좌에 넣어 총 900만 원 한도를 채웁니다.
요약 공식: “연금저축 600만 원 + IRP 300만 원 = 꽉 채운 900만 원”
4. 내 연봉에 맞는 납입 금액은 얼마가 적당할까?
세액공제 한도가 연간 900만 원이라고 해서 무조건 월 75만 원씩 넣는 것이 정답은 아닙니다. 연금 계좌는 55세까지 돈이 묶이는 초장기 상품이기 때문에, 본인의 소득 수준과 결혼, 주택 마련 등 목돈 필요 시기를 고려해 비율을 정해야 합니다.
현실적인 납입 시나리오 3가지를 제안합니다.
시나리오 A: “세금 혜택 풀(Full) 소유형” (월 75만 원)
- 추천 대상: 여유 자금이 충분하거나, 주택 마련 등 단기 목돈 지출 계획이 없는 분
- 전략: 세액공제 한도를 꽉 채워 최대 환급을 받습니다.
- 납입 방법:
- 연금저축에 월 50만 원 (연 600만 원)
- IRP에 월 25만 원 (연 300만 원)
- 결과: 연 900만 원 납입 → 연말정산 시 최대 148만 5천 원 환급
시나리오 B: “실속형 유동성 확보형” (월 30~50만 원)
- 추천 대상: 사회초년생 또는 3~5년 내에 결혼/주택 자금이 필요한 분
- 전략: IRP는 과감히 포기하고, 중도 인출 및 운용이 유연한 ‘연금저축’ 한도만 활용합니다. IRP는 해지 시 불이익이 크지만, 연금저축은 상황에 따라 대처하기가 더 쉽기 때문입니다.
- 납입 방법:
- 연금저축에만 월 30~50만 원 납입
- 결과: 연 360~600만 원 납입 → 연말정산 시 약 59~99만 원 환급
시나리오 C: “시작이 반이다형” (월 10~20만 원)
- 추천 대상: 저축 여력이 빠듯하지만 세테크 혜택은 놓치고 싶지 않은 분
- 전략: 금액보다는 ‘시작’에 의의를 둡니다. 연금 계좌는 적립식 펀드처럼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습니다. 매달 적게 넣다가 연말에 보너스 등으로 여유가 생기면 그때 추가로 납입해도 공제받을 수 있습니다.
- 납입 방법:
- 연금저축에 월 10~15만 원 자동이체 설정
- 결과: 연 120~180만 원 납입 → 부담 없이 시작하여 약 20~30만 원 환급 챙기기
5. 주의사항: 묶이는 돈이라는 점을 명심하세요
세액공제 혜택이 강력한 만큼 페널티도 존재합니다. 이 계좌들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노후 준비’이기 때문입니다.
- 55세 이후 수령: 원칙적으로 만 55세 이후에 연금 형태로 수령해야 혜택을 온전히 누릴 수 있습니다.
- 중도 해지 시 기타소득세 부과: 만약 55세 이전에 단순 변심으로 해지하게 되면, 그동안 받았던 세액공제 혜택을 뱉어내야 합니다. 해지 환급금에 대해 16.5%의 기타소득세가 부과됩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통상적으로 “연금 자산은 월 저축 가능 금액의 20~30%를 넘지 말 것”을 권장합니다. 나머지 자금은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예적금이나 일반 주식 계좌(ISA 등)에서 운용해야 급한 불(병원비, 이사 등)을 끌 때 연금 계좌를 깨는 손해를 막을 수 있습니다.
마무리
연금저축과 IRP는 13월의 월급을 만드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자, 불안한 노후를 대비하는 강력한 무기입니다. 아직 계좌가 없다면 증권사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비대면으로 쉽게 개설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무리하게 큰 금액을 넣기보다는, 위의 시나리오를 참고하여 본인의 상황에 맞는 금액으로 꾸준히 납입을 시작해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